"금리 인하 지금이 적기" 디플레이션 방어 나선 한은
한국은행이 1년만에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내렸다. 산적한 대외변수에 부담이 크지만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부진한 경기를 뒷받침하려는 결정이다.
한은은 9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6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종전 연 1.5%에서 1.25%로 낮췄다. 작년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후 1년 만에 낮춘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기준금리는 금융위기 당시의 저점이었던 2009년 2월의 연 2.00%보다 0.75%포인트나 낮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통위의 이례적인 금리 인하는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수 흐름마저 기대에 못 미치자 정면승부를 통해 위기상황을 막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통위 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탈퇴)를 결정할 투표, 일본의 통화정책회의 등 대형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지만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침체를 막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경제 지표를 보면 경기침체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 따르면 4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대비 1.3% 감소했다.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6% 줄며 감소폭이 축소됐지만 회복을 장담하긴 이른다. 조업일 증가에 따른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그나마 5월 민간소비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지표다. 5월 국산 승용차의 내수 판매량이 개별소비세(개소세) 폐지 혜택이 만료되는 6월을 한 달 앞두고 전년 동월대비 20.8% 급증한 영향이 커서다. 자칫 개소세 폐지 후 소비절벽 현상이 올 수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의 타격까지 겹친다면 대량실업으로 인한 경기 위축은 불가피해진다. 한은이 또 다시 기준금리를 동결시킬 것이란 시장 관측을 깰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이번 인하 결정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공포는 커졌다. 내외금리차 축소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우려돼서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과 국제유가의 강세로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렬에 섰지만 금통위 이후 예정된 대형 국제 이벤트 후 행보도 예측하기 힘들다.
계속 늘고 있는 가계부채 역시 문제다. 지난달 말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60조9000억원으로, 4월보다 1조5000억원 늘었다. 올들어 최대 월간 증간액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며 "수출회복에 다소 도움이 될 수 있고 소비에도 어느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나 통화정책만으로 경기를 뚜렷하게 회복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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