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0년 6개월만에 역전되면서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한미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당장 한국 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거나 역전 기간이 길어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차이가 커지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만기가 긴 해외채권을 사고 환헤지는 짧은 만기로 롤오버(roll-over·만기 연장)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자금 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는 금리 격차로 0.75%포인트(75bp) 정도로 보고 있다.

조선DB

◇ 한미 금리 역전, “증시 타격 크지 않다”...낙관론 우세

21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금리는 1.25~1.50%에서 1.50~1.75%로 변경됐다. 2015년 12월 인상 이후 6번째 기준금리 인상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5%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앞서 19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8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역전된 바 있다. 한미금리 역전 폭은 2005년 8월 0.25%포인트로 시작해서 같은 해 12월 0.5%포인트, 2006년 1월 0.75%포인트, 2006년 5∼7월에는 무려 1%포인트까지 확대됐다. 2006년 5∼8월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9조8000억원으로, 이 기간 코스피는 9.5%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결정이 나오면서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해소돼 오히려 증시 상승세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준의 결정은 시장의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리스크는 6월로 넘기고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금리 역전으로 증시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한미 장기 국채금리가 지난달부터 역전된 영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1조4000억원, 이 기간 코스피는 3.23% 하락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 유출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유출의 액수는 크지 않을 것이며 기준금리 역전이 당장의 증시 하락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블룸버그통신

◇ “앞으로가 관건”...금리 인상 횟수와 속도에 주목

당장은 시장 예상과 맞아 떨어졌지만,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 횟수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 증시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예상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는 여전히 3회 인상이 유력하고 내년엔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2020년엔 2차례 인상할 전망이다. 속도 조절하겠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최종 종착점(2020년의 기준금리)을 보면 과연 우리나라도 따라 올릴 수 있을 것인지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연내 4차례를 올려야 한다는 FOMC 위원이 15명 중 7명이라, 하반기 들어서는 4회 인상이 유력해질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은 좋지만 물가는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연간 3차례 인상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내년에는 성장률과 물가 모두 예상보다 높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초 입장보다 금리 인상을 한 차례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 비록 올해 점도표는 유지했지만 2019년과 2020년의 경우 GDP의 상향조정과 행보를 맞추며 각각 3차례 인상으로 높였다는 점 역시 경기확장과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대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며 “결국 FOMC 성명서의 문구를 여기에 대입하면 연준은 앞으로 발표될 4~5월 물가지표 이후 인플레이션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르면 6월 이후 올해 점도표를 연 4회로 올리겠다는 심산”이라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2400만원대로 치솟았다가 주말 동안 40%가까이 급락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다시 한 번 가상화폐 거래소 불허 방침을 확인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가상화폐 전면 거래 금지'는 부처 간 논의 끝에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송년세미나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를 인가한다든지, 선물 거래를 도입한다든지 절대 이렇게는 안 간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가상화폐와 관련해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방향이 맞춰져 있다"며 "무분별한 투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어느 수준으로 규제할 것인지는 정부 간 교류가 돼야 한다"며 "법을 어떤 식으로 만들지도 마찬가지다. 정부 간 논의가 끝나야 그 법을 만드는 주체가 누가될 것인지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상화폐와 관련된 범정부 태스크포스(TF)의 주무부처를 법무부로 옮긴 것과 관련해선 "우리는 비트코인 거래를 금융거래로 보지 않는다. 법무부도 마찬가지"라면서 "금융거래로 인정할 때 여러 가지 문제가 파생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입장은 비트코인 거래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하려면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고, 비트코인의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무조건 규제를 해도 되느냐에 대한 의문도 있다"고 말했다.


김용범 부위원장도 "가상통화 TF 내에서는 가상통화 거래 금지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그러나 부처간 논의 끝에 가상통화 거래 금지의 법적 근거와 시장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금융위는 제도권 금융회사가 가상통화 거래에 뛰어들지 못하게 막는 일을 주로 한다"면서 "그동안 가상통화 거래소를 부수 업무로 하게 허용해달라고 한 금융회사가 여러 곳 있었는데 다 못하게 막았다. 앞으로도 금융회사는 가상통화 관련 거래를 취급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1비트코인 가격은 최고 191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8일 최고 2499만원까지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전날 1434만원까지 내려앉아 이틀새 43% 가량 폭락한 바 있다.







누구든지 유사통화 거래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거래를 유사수신행위로 정의하고 전면 금지한다. 다만 가상통화 거래가 이뤄져 온 점을 감안, 취급업자(거래소)가 예치금 예치, 설명의무 등 ‘6가지 조항+α’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예외를 인정한다. 실명 확인 조건에 대해선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11일 본보가 입수한 정부의 가상통화규제시안에 따르면 정부는 가상통화 거래를 유사수신행위로, 가상통화 보관·관리·취득·교환·매매·알선·중재 행위와 발행을 가상통화거래행위로 정의했다. 사실상 현행 거래소 업무 영역 모두다. 정부는 이같은 내용의 ‘유사수신행위규제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조만간 정부 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상통화 거래는 유사수신 행위로 간주돼 금지된다. 정부는 법조항에 ‘누구든지 유사통화 거래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를 넣을 방침이다. 벌칙 조항도 강화한다. 유사수신행위나 유사통화거래행위를 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현행법에선 법위반에 따른 처벌 기준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었다. 또 법 위반으로 5억원이 넘는 이익을 취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부당 이익의 3배 이하의 벌금’의 가중 처벌 조항도 신설했다. 

다만 7개 조건을 충족하면 가상통화 거래행위를 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가상통화 거래가 이뤄져 온 점을 감안해 이용자를 위해 일정한 보호장치를 마련해 운영하는 거래소에 대해선 당분간 금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이란 얘기다. 

정부는 우선 △예치금의 별도 예치 △설명의무 이행 △이용자 실명 확인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암호키 분산 보관 등 보호 장치 마련 △가상통화의 매수매도 주문 가격·주문량 공개 제시 등의 6대 조건을 뒀다. 이밖에 대통령령으로 추가 조건을 제시할 방침이다. 거래소의 현실을 고려, 법시행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가상통화를 발행해 투자금을 조달하거나 다른 가상통화를 조달하는 행위, 신용공여, 시세조종행위, 방문판매법 상 방문판매·다단계판매 등을 하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가상통화 가격은 올 들어 천정부지로 급등했다. 메인인 비트코인인은 최근엔 30% 이상 급락했다가 다시 10% 오르는 등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줬다. 11일 오후 현재도 10분 간격으로 비트코인 개당 가격이 1800만원과 2000만원을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수보회의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가상통화 동향 및 대응 방향에 대한 검토가 있었고, 대통령과 총리의 주례 오찬회동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는 가상화폐 관련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관리하면서 필요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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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킹에 무방비, 마운트곡스 사건 생각해보라 : 일단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2014년 당시 1등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 총 비트코인 거래량의 70%가 마운트곡스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그런데 해킹당해서 고객의 비트코인이 모두 날아가 버렸다. 고객들은 지금까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물시장은 확고한 현물시장의 토대 위에 시작돼야 하는데, 비트코인은 현물시장 자체가 불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기술적 결함도 수두룩 : 비트코인 거래 현물시장은 최근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거래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시로 해킹 등 문제가 발생해 거래가 지연되는 등 아직까지 안전한 거래소라고 할 수 없다.

CME CBOE는 몇몇 비트코인 거래소는 충분히 믿을만하다고 보고 있다. CME는 비트스탬프 등 모두 4개 비트코인 거래소 가격을 바탕으로 선물을, CBOE는 제미니 거래소의 가격을 바탕으로 선물을 출시한다. 

◇ 담합을 통한 가격 조종 가능성 커 : CME 등 선물 거래소에서 이익을 취하기 위해 비트코인 현물 거래소에서 담합을 통해 가격을 조종할 수 있다. 비트코인 거래량이 적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가격을 조종할 수 있다.

전 세계에 수백 개의 비트코인 거래소가 있다. 그런데 CBOE는 제미니 거래소, CME는 비트스탬프 등 4개의 거래소 가격을 선물의 지표로 삼는다. 그렇다면 적은 거래소 가격을 조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CME가 벤치마크 지수로 활용하는 4개 거래소는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 10%만 처리할 뿐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CME 대변인은 “앞으로 보다 많은 거래소의 가격을 지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CBOE가 가격의 지표로 삼는 제미니 거래소는 일평균 거래량이 130만 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전체 거래량의 빙산의 일각이다. 특히 제미니는 최근 거래가 폭주할 경우, 가격을 제대로 산정해 내지 못한 적도 있다.

제미니는 이에 대해 “선물 거래가 시작되면 제미니의 현물 거래도 늘 것”이라고 밝혔다.

◇ 비트코인 옹호자도 선물 출시는 시기상조 : 심지어 비트코인 옹호자도 시장 여건이 선물을 출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CME CBOE와 경쟁하기 위해 비트코인 선물 거래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신생기업인 ‘레저X’의 최고경영자인 폴 초우는 "비트코인이 아직 선물 거래를 할만한 여건이 아니다"며 "만약 양대 거래소의 선물이 실패한다면 비트코인은 수년 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10일 오후 6시(미국 동부시각, 한국시각 11일 오전 8시) 시작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개장 후 20분이 흐른 오후 6시 20분 현재 내년 1월물 선물 계약 258건이 체결됐다. 1월물 체결가격은 개장 직후 최고 1만6660달러를 기록한 뒤 현재는 매수와 매도가격이 각각 1만5950달러, 매도가격이 1만6010달러를 기록 중이다. 3월물 거래량은 1건을 기록했다. 







CBOE의 비트코인 첫 장은 가상화폐가 금, 석유, 곡물처럼 현물로 취급할 가치를 가졌는지 가늠할 지표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개장 이후 가치의 향방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동안 호환성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변동성만 높인 비트코인에 갑작스럽게 개입된 안정성이 어떻게 작용할지를 놓고 금융 전문가들도 예상을 쉽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화폐나 상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호환성을 높이고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문제는 하루에도 수백 달러씩 요동치는 비트코인의 가치 변동성에 있다. 가치 상승은 투자 동기를 부여해 사용자와 취급소를 늘려 호환성을 높이지만, 결국 변동성을 키우는 악재로도 작용한다. 이런 모순은 비트코인의 가장 심각한 위험요소로 꼽힌다.

한때 1만9300달러(약 2113만원)까지 치솟았던 1BTC는 11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현재 공공거래장부 블록체인(blockchain.info)에서 15093달러(약 165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경제채널 CNBC는 지난 9일 “비트코인 가치가 CBOE 거래 이후 더 심하게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 금융 전문가 다수의 의견”이라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채굴량이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가치 등락에서 작지 않게 작용할 변수다. 블록체인이 지난 7일까지 집계한 비트코인 채굴량은 모두 1671만개. 한계치는 2100만개다. 80%가량이 이미 채굴돼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한 셈이다. 비트코인은 남은 429만개를 모두 채굴할 때까지 가치가 상승할 수 있지만, 한계치에 도달한 뒤부터 호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려했던 ‘버블 붕괴’를 실현할 수 있다.

일부 ‘큰손’이 비트코인 총량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한 점 역시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7일 “비트코인 총량의 40%가 ‘고래(whale)’라고 불리는 1000여명의 손에 있다. 이들이 시세를 조종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보유량의 일부만 팔아도 가치는 곤두박질칠 수 있다는 얘기다. CBOE와 같은 제도권 금융시장이 이들의 ‘작전’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미국은 가상화폐 때문에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위협 받을 때 적극적으로 개입해 규제할 것이다. 앞으로 2~3년 후 정도 되면 그럴 수 있다고 보는데 그때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순식간에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가상화폐 가격이 매우 안정적이 될 것이며, 그 때는 가상화폐가 글로벌 통화로 활용될 것이다.”

한국금융ICT융합학회의 오정근 학회장(건국대 교수)은 가상화폐의 미래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는 편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금융ICT융합학회는 정부의 강력한 가상화폐 규제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국내 금융경제학과와 IT(정보기술), 핀테크 기업인들이 지난 2013년부터 모여 만든 이 학회는 지난 7일 긴급간담회를 열고 한국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를 ‘무사고(無思考) 정책’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오 교수를 이날 오후 만나 가상화폐의 미래와 정부 규제의 문제점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오 교수는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들이 향후 2~3년 안에 폭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살아남은 가상화폐는 글로벌 통화는 물론 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가상화폐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고 하는 이유도 이 시장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인민은행이 ICO(Initial Coin Offering·가상화폐 공개)를 금지한 조치도 빠른 시일 내에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CO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위한 펀딩(자금조달)을 하는 걸 말한다.

다음은 오 교수와 정재형 조선비즈 금융증권부장의 대담.

정 부장은 가상화폐가 버블이며 지금의 투기는 결국 버블 붕괴와 함께 파멸을 맞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상화폐보다는 오히려 가상화폐를 가능케 한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교수는 가상화폐 자체가 글로벌 통화로 자리매김하면서 세계 통화 시스템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비즈 사옥에서 오정근 건국대 교수와 정재형 금융증권부장(왼쪽)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 = 정해용 기자
-원래 한국은행 출신에 경제학자인데 가상화폐와 관련해 현재 한은과 반대되는 입장이다. IT업계의 주장과 비슷한 말을 많이 했다.

“한은에 27년 정도 근무했는데 유학 5년, 국제기구 5년 빼면 실질적으로 17년 정도 있었다. 외환연구팀장, 통화연구실장을 맡았고 국제금융국 쪽 업무를 했다. 통화금융을 하다 보니 IT와 금융이 융합돼 해외에는 이미 벌써 핀테크로 융합되는 시대로 가는 게 보였다. 그런데 우리는 금융규제가 강해서 상당히 낙후돼 있다. 그래서 2013년에 일단 뜻 있는 금융쪽 교수들과 IT쪽 교수들, 실제 핀테크 업체 운영하는 사람들을 모아 학회를 만들었고, 법인 설립은 2년 전에 했다.”

-가상화폐가 통화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보나.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닥친 이후, 일본은 미국 주도의 국제통화기금(IMF)과 별도로 아시아통화기금(AMF) 설립을 추진하려고 했다. 아시아 역내에서 금융위기 등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의 반대로 실패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을 때는 정말로 미국발(發) 위기 때문에 자금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전 세계가 경제위기를 맞았다. 중국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총재와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제3의 통화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그것도 미국의 반발로 무산됐다.”

-과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비트코인이 나온 시점이 2009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이 금융위기의 근원지인데 미국은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에 무제한적 양적완화로 위기를 극복했다. 1997년 아시아 등 기축통화를 갖지 못한 나라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 제3의 통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나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과학자들이 기술혁신을 통해 제3의 통화를 만들어내려 했던 것이다.”

-이전의 시도들은 실패했다.

“또 한가지가 더 있다. 2009년에 나왔던 것 중 매우 중요한 게 스마트폰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개인간 쌍방거래가 가능해졌다. 쌍방거래는 해킹의 불안이 있다. 그러니까 블록체인을 만들어 해킹의 불안을 없앴다. 온라인으로 책을 사고 판다고 했을 때 은행이나 카드사 등 누군가가 거래를 중개해줘야 하는데, 중개 없이 그리고 해킹 위험 없이 쌍방거래를 종결시키는 게 가상화폐다.”

-가상화폐가 글로벌통화, 더 나아가 기축통화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중국은 벌써 3년 전부터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가상화폐를 발행하려고 준비를 해왔고 이미 인민은행이 코인 개발을 완료해 시범운용까지 했다고 들었다. 일본도 올해 4월 결제수단으로 사용되는 가치를 인정했다. 이유는 가상통화라는 것이 글로벌 통화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같은 경우 바로 미국으로 송금이 가능하고 전 세계에서 통용된다. 앞으로는 글로벌 통화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가 통화 주도권을 가진다는 의미다. 글로벌 가상화폐가 곧 외환보유액과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가상화폐가 달러화의 지위를 위협하는 것을 두고 보겠나. 가상화폐가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하는 순간 미국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무력화시킬 것이다. 한 나라로 본다면 가상화폐가 법정화폐 지위를 위협하는 순간, 정부는 거래 금지 등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러면 가상화폐의 가치는 제로(0) 근처까지 떨어질 수 있다. 

“어느 정도 인정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이 달러 지위가 약화된다고 판단할 시기다. 세계경제포럼(WEF) 전망에 따르면, 2020년쯤 되면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20% 정도가 가상화폐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달러의 수요가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미국이 가만히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도 가상화폐 선물거래를 허용하고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려는 노력을 한다. 미국 중앙은행(FRB)도 가상화폐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미국이 달러 지위 약화에 대해 그냥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규제에 들어가면 2~3년 후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매우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도 결국 기술혁신을 거부하지는 못할 것이다.”

-앞으로도 장기적으로는 가상화폐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얘기인가.

“그렇다. 그러나 한 3년쯤 되면 미국의 태도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미국이 금방 나서지는 못할 것이고 2~3년 뒤에는 개입하면 폭락할 테니까 그때 사는 게 좋다. 왜냐면 그 제도(가상화폐)를 없앨 수는 없을 테니까.”

-경제학자들은 대부분 투기적 수요, 상승에 대한 기대감 말고는 오를 이유가 없다고 하는데.

“가상화폐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 얘기다.”

-한 국가 내에서는 어떤가. 중앙은행이 법정화폐 지위가 위협받는 걸 보고 내버려두겠나.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통화정책도 무력화될텐데.

“우리나라 GDP가 1400조원이다. 본원통화량은 10% 정도이니까 140조원 정도다. 실제로는 154조원이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움직이면 본원통화는 기껏해야 0.5%만 움직인다. 7000억원이다. 그걸 가지고 통화정책을 하는 것이다. 전체 본원통화를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 무슨 얘기냐면 만약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많이 발행되더라도 나머지 법정통화로 통화정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부분은 잘 모르겠고. 어쨌든 가상화폐가 보조적 수단일 때는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겠지만 법정화폐를 대체할 수준까지 가면 정부와 중앙은행은 바로 거래를 금지시킬 것이다.

“중앙은행들도 가상화폐를 발행할 것이기 때문에 가상화폐는 활성화될 것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와 가상화폐 그리고 지금처럼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 이렇게 3가지가 통용될 것이다. 앞으로 상당기간 혼용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 과열이나 침체를 막기 위한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이 계속 하면 된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중앙은행도 가상화폐를 발행해야 한다고 권고한 이유는 기술혁신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쌍방거래의 중개를 최종 총괄하는(금융결제업무) 중앙은행도 민간 가상화폐를 인정하고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해 보완해줘야 한다.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영란은행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법정화폐는 가상화폐로 가야 한다고 했다.”

-스웨덴도 중앙은행이 ‘e-코로나’라는 가상화폐를 시범적으로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앙은행이 가상화폐를 발행할 것이다. 동전 없는 사회에 이어 지폐 없는 사회도 올 수 있으니까. 그러나 중앙은행이 공인하는 가상화폐는 공신력이 있고 가치가 있겠지만, 민간에서 나오는 가상화폐는 공신력이 없고 가치도 보장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민간 가상화폐는 상품권이나 사이버머니처럼 보조적 수단에 그칠 것이다. 

“오히려 중앙은행의 가상화폐가 통화정책을 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 될 것이다. 통화정책은 꼭 해야 하니까. 기본적으로 P2P(개인간) 거래에서는 중앙은행의 통제시스템을 쓰지 않으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통제가 필요 없다.”

-중앙은행의 가상화폐는 공신력이 있고 민간 가상화폐는 공신력이 없다.

“공신력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발행됐는데 그동안 거의 쓰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2013년 키프로스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해 은행들이 문을 닫았고 자산가들이 예금을 찾지 못했다. 자산가들이 그래서 비트코인은 산 것이다. 외환위기 때 가치가 폭락하는 중앙은행의 법정화폐가 공신력이 있다고 할 수 있나.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사례도 마찬가지다. 중앙은행에, 시중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 전자지갑에 가지고 있는 게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은 중앙은행의 역사는 길지 않다. 1800년대는 자유은행의 시대가 있었다. 중앙은행이 없었고 모든 민간 은행들이 각자 자신의 은행권을 발행했다. 그러다가 공신력 있는 은행이 살아남았고 유일하게 민간은행에서 중앙은행으로 살아남은 게 영란은행이다.”

-중앙은행의 화폐남발, 인플레이션 세금 등의 부작용과 미국 같은 강대국이 왜 시뇨리지(주조차익) 효과를 누려야 하는지 불만 등은 알고 있다. 가상화폐가 1800년대 자유은행론의 취지를 이어받은 거라는 얘기인가.

“1800년대 자유은행론과 비슷한데 그때는 개별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발행하다 보니 신용이 없는 은행들은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했고 나중에 은행들이 파산하는 경우가 생겼다. 그런 임의은행 제도의 혼란을 지금은 기술혁신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민간에서 여러개의 가상화폐가 나오고 자유경쟁을 통해 그중에 지배력을 갖는 가상화폐가 나올 것이다. 미국 같은 강대국이 발행하기 때문에 지배력을 갖는 게 아닌.”

-지금은 수많은 가상화폐가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나.

“가상화폐가 지금 1200개 정도 발행돼 600개 정도가 거래되고 있다. 이게 2~3년 안에 200개 내외로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가 200개국인데 한 나라에 한두개 정도로 정리되면서 안정기로 갈 것이다. 이런 200개 정도가 글로벌 통화를 대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걱정은 우리나라가 그때 글로벌 경쟁력 있는 가상화폐를 가지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온체인(Onchain)에서 발행하는 네오(NEO)라는 가상화폐는 세계 거래량 14위다.”

내년 국토교통부 전체 예산은 올해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주거복지 예산은 늘었다. 또 포항 지진 영향으로 지진 관련 예산이 새로 편성됐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주택도시기금을 포함한 확정 예산(기금포함)은 40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41조3000억원)보다 2.2% 감소한다고 6일 밝혔다.

이 가운데 예산(일반회계·특별회계)은 17조1000억원으로 올해(20조1000억원)보다 15.1% 줄었다. 특히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국토부 예산이 15조8000억원으로 올해(19조1000억원)보다 16.9% 감소했다.

주택도시기금은 23조3000억원으로 올해(21조2000억원)보다 10.1% 증가한다.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밝힌 공공분양 및 임대주택 공급 확대, 신혼부부 희망타운, 역세권 청년주택 등 공공주택 건설과 도시재생 뉴딜 사업비 지원이 대폭 반영된 것이다.

세부적으로 주거급여 지원금이 올해 9399억원에서 내년 1조1252억원으로 확대된다. 또 주거복지 로드맵에 따른 임대등록 및 임대차 통계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 43억원이 신규로 배정됐다.

공적임대주택 17만호 공급 등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주택도시기금의 주택계정도 올해 10조6095억원에서 12조8160억원으로 확대된다.

내년에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본격화된다. 올해 2003억원에 그쳤던 도시재생 사업 예산은 내년에는 5배 이상 많은 1조1439억원이 배정됐다.

이 가운데 도시재생 기금 지원액이 올해 651억원에서 내년에는 10배가 넘는 6801억원으로 늘어난다.

경주·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도로와 철도 등 SOC 내진보강 예산 1474억원이 투입되고, 지진에 취약한 건축물 조사와 내진보강 전략 마련을 위한 건축안전(내진) 예산 13억원이 새롭게 편성됐다.

교통 부문에서는 버스·화물차 등 졸음운전으로 인한 대형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차로이탈경고장치 등 첨단장치 장착비 171억원과 도시철도 노후시설 중 핵심안전시설 개선비 570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예산(32억원)과 드론 안전기반 구축(310억원) 등 신사업 투자 예산도 올해보다 늘어난다.

도담∼영천 복선전철 사업(3360억원)과 이천∼문경 철도건설(2876억원), 광주∼강진 고속도로(1455억원),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288억원) 등 지역 민원 예산은 국회를 거치면서 정부 안보다 크게 늘었다.

김재정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은 “내년 SOC 예산이 감소하지만 올해 이월된 금액을 포함해 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안전·성장동력·도시재생 등 국민 체감도 높은 새로운 분야의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18일 세계 최대 상품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차례로 상장되는 비트코인 선물을 국내에서는 거래할 수 없게 됐다.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현행 자본시장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며 사실상 거래를 금지하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중개하려던 국내 증권사들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해외선물 거래 중개를 준비하던 신한금융투자와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서비스 준비를 전격 중단했다. 이들은 다음 주중 관련 세미나를 열어 투자자를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지난 4일 열린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가상통화가 화폐나 금융상품이 아니며 정부가 가치의 적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가상화폐 열기가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한국을 꼽을 정도라 정부로선 사행성이 큰 투기거래 과열을 막는데 총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TF결과가 아니더라도 적정 가치를 매기기 어려울 정도로 변동성이 과도하게 높은 비트코인은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이 되기 어렵단 분석이다. 자본시장법 제4조10항에 따르면 파생상품 기초자산은 △금융투자상품 △통화 △농산물·축산물 △신용위험 △자연·환경·경제적 현상 등에 속하는 위험으로서 적정한 방법에 의해 가격 등이 측정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한 관계자는 “파생상품은 기초자산을 바탕으로 선물이나 옵션이나 스왑거래 하는 것”이라며 “기초자산을 합리적으로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가능해졌다고 해서 이를 허용할 경우 역(逆)차별도 생길 수 있다”며 “국내에선 비트코인을 기초로 파생상품을 못 만들게 하면서 해외 선물을 중개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29일 원 ·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6원 하락한 1076.8원에 마감했다. 연중 최저치이자 2015년 4월 이후 2년 7개월만의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새벽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있었지만 지속되는 원화 강세를 되돌리는 변수가 되지는 못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주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삼성전자가 1.28% 하락하는 등 전일 대비 1.29포인트(0.05%) 내린 2512.90으로 마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율 부담이 강해지고 있지만 30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다음달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거친 후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하기보다 오히려 하락한 이유로는 북한 리스크에 대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낙관과 더불어 외환시장에서 원화강세 심리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율 하락(원화강세)은 주변국 및 신흥국 통화와 비교할 때 과도하다. 한국 경기회복, 한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내수회복 정책 등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요인들이 원화강세를 지지하고 있지만 최근 원화강세는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쏠림의 결과로 지속 가능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30일 열릴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속적으로 올리겠다는 매파적 언급이 나오지 않고, 12월 예정된 FOMC에서 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된다면 원 ·달러 환율은 안정을 되찾으며 최근의 낙폭을 만회하리라 전망한다. 기존 환율 전망(2017년 말 1140원대, 2018년 1120~1180원)을 유지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원화 강세가 최근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수출 호조에 따른 무역수지의 흑자 기조 지속 여건이 갖춰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하단을 지지하던, 즉 원화의 강세를 가로막던 요인들이 최근 해소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원화 강세가 추가적으로 진행되면서 환율 강세의 부정적인 효과들을 가시화 시킬 수 있는지가 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모습을 근거로 원화의 강세 속도는 곧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첫째,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원화 강세를 가로막고 있던 요인들의 해소) 역으로 생각하면 추가적인 원화 강세를 이끌어 낼 재료들이 대부분 소진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1월 금통위 이후 마지막 소재도 당분간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사실 원화의 강세 폭을 추세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2월 이후 시작된 '달러 약세-기타 통화 강세 국면'에서 미진했던 원화의 강세 정도가 부담 요인들의 해소에 따라 정상화된 수준에 닿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셋째, 최근 원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원화의 강세 속도가 진정될 것에 대한 기대를 외국인들이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년5개월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다만 예상을 했던 결정인만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리인상 선반영…증시 충격 크지 않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에서 1.5%로 올렸다. 한은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11년 6월 이후 6년5개월여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해 증시가 받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상은 예상된 일이라 증시가 받을 충격은 크지 않다"며 "다만 추가 인상 속도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부채 부담과 소비 위축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어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 증시에 미치는 여파가 달라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금리가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변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린 만큼 당분간 추가 인상 기대는 약화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명절, 총선 등을 앞두고 있어 이주열 총재가 남은 4개월여의 임기 동안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에 두 번째 금리인상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할 것으로 보여 시중 금리는 당분간 추가 급등할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며 "증권주 등 일부 업종은 금리 하향 안정화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봤다.

◆ 원·달러 환율 하락세 진정될 가능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2년 만기 국채금리와 기준금리 사이의 금리 차이는 80bp가 넘게 벌어졌다. 채권시장이 금리인상을 대부분 선반영했다는 의미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년 만기 국채금리는 채권시장이 예상하는 기준금리 변화를 선반영한다"며 "과거 기준금리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할 때의 금리보다 30bp 높은 수준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채권시장은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미리 반영해뒀다고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는 진정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원화의 강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끌지만, 최근 원화가 가파른 강세를 나타내면서 이미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을 반영했다는 분석에서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1080원대가 붕괴되며 연저점을 경신, 2년 7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의 향방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시그널에 달렸다는 견해도 나왔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은 이주열 총재가 추후 추가 인상 시그널을 주는지 여부"라며 "금리 인상 이후 이 총재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스탠스를 취한다면 원·달러 환율은 반등 시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한은의 두 번째 금리인상 시점이 외환시장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 가운데 비용, 세금, 투자 등에 쓰고 남은 돈의 절반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내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간 9조6000억원의 확정 배당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이사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배당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올해는 지난해(4조원)보다 20% 늘린 4조8000억원을 배당한다. 


내년부터 3년 동안은 배당 규모를 올해의 두 배인 9조6000억원으로 확대한다. 3년간 지급하는 배당금은 28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방침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 이익으로 돌려준다는 원칙을 세운 데 따른 것이다. 이상훈 경영지원실장(CFO·사장)은 “사업에 문제가 생겨 잉여현금흐름이 다소 부족해도 계획한 배당은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또 잉여현금흐름을 계산할 때 인수합병(M&A) 금액은 차감하지 않기로 했다. 대형 M&A가 이뤄지더라도 배당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주주환원 정책은 종전 1년에서 3년 단위로 변경해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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