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하자 중국 매체들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대선 후보의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주목하는 등 향후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했다.

12일 텅쉰(騰迅·텐센트)과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왕이망(網易網) 등 중국 매체들은 '차기 한국 대통령은 누가 될까?'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일제히 같은 내용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 이재명 성남 시장을 집중 조명했다.

이들 매체는 이들 4명이 한국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라고 소개하면서 반기문 총장과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전 대표의 경쟁 속에 '다크호스' 이재명 시장이 뛰어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기문 총장에 대해선 한국의 유명 외교관, 정치가라고 소개한 뒤 동아시아에서 배출한 사상 첫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 매체는 안철수 전 대표가 2012년 대선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인물이라면서 안 전 대표는 사드 배치가 한국의 외교와 안보에 위기를 가져온다며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한국 제1야당 대표를 지내는 등 정치 경험이 풍부하며 가장 대통령처럼 생긴 외모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문 전 대표가 남북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 사드 배치에 강력히 반대하는 점도 소개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재명 시장이 말을 거리낌 없이 해 '한국의 트럼프'로 불린다면서 정치 경험은 없지만 청년 배당, 무상 교복 지원 등 일련의 조치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정치인으로 팔로워가 25만명에 달하는 점도 흥미롭게 봤다.

이들 매체는 국회의 지난 9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의결로 황교안 국무총리의 권한대행 체제로 국정이 운영된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정국 불안이 예상되며 차기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늘 하루 종일, 박근혜 대통령의 '피눈물' 발언으로 시끄러웠습니다.

박 대통령이 탄핵안 가결 직후 국무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고 심경을 전했단 얘기가 뒤늦게 전해졌습니다. 

박 대통령이 '피눈물'을 이야기한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7년 대선 경선전에서도, 2012년 대선전에서도 국민들의 '피눈물'을 닦아주겠다며 지지를 호소한적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선출 선거 경기 합동연설회 (2007년 8월 13일) : 오직 나라 하나 잘 되게 하겠다는 그 일념뿐입니다. 여러분. 우리 국민들이 또다시 피눈물을 흘리도록 놔둘 수는 없습니다.]

[박근혜 후보 비전선포신 (2012년 11월 18일) : (IMF 외환위기 당시) 수많은 가정이 파탄을 맞았습니다. 저는 그때, 우리 국민들의 피눈물을 보면서, 정치를 시작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박 대통령이 이야기한 '피눈물'의 의미는 많이 달랐습니다. 

정치권과 여론에선 박 대통령이 탄핵안이 가결된데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야당은 박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맞받아쳤습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더불어민주당 : 우리 사회에는 2014년 4월 16일 그날부터 자식을 가슴에 묻고 매일같이 피눈물로 살아가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있습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박 대통령이 "복수의 일념으로 칼을 갈고 있을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박 대통령의 근황과 관련해 "주로 관저에 있다"면서 "특검 수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사실상 '유폐 생활'을 하고 있는 겁니다.

마음만 먹으면 청와대 관저로 나갈수야 있지만, 평소 업무 스타일이나 여론이 민감하다는걸 감안하면 철저히 관저에서 칩거하며 법적 대응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국무위원 간담회/지난 9일 :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검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탄핵안 가결 이후 열린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서도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 요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당장 하야하고, 민간인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단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오늘 한국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헌재의 탄핵 심판 이전에 박 대통령이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69.7%였습니다. 헌재 결정이 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22.3%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피눈물 발언'이나 탄핵 심판에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하겠다는 발언에 비춰보면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 지금으로선 0%인 것 같습니다.

결국 박 대통령의 임기와 차기 대선 시기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좌우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여론의 관심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에게 쏠려있습니다. 경찰은 헌재 청사 주변 경비태세를 24시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해외 출장중인 김이수 재판관을 제외한 8명의 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첫 회의가 있었습니다.

앞서 강일원 주심 재판관은 "바르고 옳은 결론을 빨리 내리겠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는데, 헌재 결정이 언제쯤 나올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우선 1월 31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임기 만료 전이나, 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신속하게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요.

탄핵소추안에 포함된 사유가 많긴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부분만 집중적으로 심리를 하면 된다는 겁니다. 

소추 사유 가운데 단 하나라도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나머지는 살펴볼 필요 없이 즉시 탄핵 결정으로 직행하면 된다는 겁니다. 집중과 선택을 하자는 얘기죠.

하지만, 박 대통령이 당초 퇴진 시점으로 거론했던 4월 이후는 물론, 길게는 6개월을 꽉 채울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종대/전 헌법재판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훈시규정이긴 합니다만, 꼭 지켜야 되는 건 아닙니다만 6개월 정도 걸릴 거라고 보세요, 아니면 그 이상?) 대통령의 적극적 협력이 만약에 없고, 신속한 재판에 대해서. 오히려 지연수를 쓰게 되면요.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대통령이 지연수를, 의도적으로 지연하려고 할 경우에는 6개월도 넘어서 걸릴 수 있다. 훈시규정 넘어서 걸릴 수 있다?)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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