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29일 원 ·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6원 하락한 1076.8원에 마감했다. 연중 최저치이자 2015년 4월 이후 2년 7개월만의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새벽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있었지만 지속되는 원화 강세를 되돌리는 변수가 되지는 못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주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삼성전자가 1.28% 하락하는 등 전일 대비 1.29포인트(0.05%) 내린 2512.90으로 마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율 부담이 강해지고 있지만 30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다음달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거친 후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며 한반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도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상승(원화 약세)하기보다 오히려 하락한 이유로는 북한 리스크에 대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낙관과 더불어 외환시장에서 원화강세 심리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환율 하락(원화강세)은 주변국 및 신흥국 통화와 비교할 때 과도하다. 한국 경기회복, 한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내수회복 정책 등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요인들이 원화강세를 지지하고 있지만 최근 원화강세는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쏠림의 결과로 지속 가능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30일 열릴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속적으로 올리겠다는 매파적 언급이 나오지 않고, 12월 예정된 FOMC에서 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된다면 원 ·달러 환율은 안정을 되찾으며 최근의 낙폭을 만회하리라 전망한다. 기존 환율 전망(2017년 말 1140원대, 2018년 1120~1180원)을 유지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원화 강세가 최근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수출 호조에 따른 무역수지의 흑자 기조 지속 여건이 갖춰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하단을 지지하던, 즉 원화의 강세를 가로막던 요인들이 최근 해소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원화 강세가 추가적으로 진행되면서 환율 강세의 부정적인 효과들을 가시화 시킬 수 있는지가 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모습을 근거로 원화의 강세 속도는 곧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첫째, 앞서 언급한 내용들을(원화 강세를 가로막고 있던 요인들의 해소) 역으로 생각하면 추가적인 원화 강세를 이끌어 낼 재료들이 대부분 소진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11월 금통위 이후 마지막 소재도 당분간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사실 원화의 강세 폭을 추세적인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2월 이후 시작된 '달러 약세-기타 통화 강세 국면'에서 미진했던 원화의 강세 정도가 부담 요인들의 해소에 따라 정상화된 수준에 닿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셋째, 최근 원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원화의 강세 속도가 진정될 것에 대한 기대를 외국인들이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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