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10년 6개월만에 역전되면서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한미금리가 역전되더라도 당장 한국 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다만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확대되거나 역전 기간이 길어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차이가 커지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만기가 긴 해외채권을 사고 환헤지는 짧은 만기로 롤오버(roll-over·만기 연장)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자금 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는 금리 격차로 0.75%포인트(75bp) 정도로 보고 있다.
조선DB
◇ 한미 금리 역전, “증시 타격 크지 않다”...낙관론 우세
21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금리는 1.25~1.50%에서 1.50~1.75%로 변경됐다. 2015년 12월 인상 이후 6번째 기준금리 인상이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5%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앞서 1999년 6월∼2001년 3월, 2005년 8월∼2007년 8월 등 두 차례에 걸쳐 역전된 바 있다. 한미금리 역전 폭은 2005년 8월 0.25%포인트로 시작해서 같은 해 12월 0.5%포인트, 2006년 1월 0.75%포인트, 2006년 5∼7월에는 무려 1%포인트까지 확대됐다. 2006년 5∼8월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9조8000억원으로, 이 기간 코스피는 9.5%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결정이 나오면서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해소돼 오히려 증시 상승세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준의 결정은 시장의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리스크는 6월로 넘기고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금리 역전으로 증시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한미 장기 국채금리가 지난달부터 역전된 영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1조4000억원, 이 기간 코스피는 3.23% 하락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 유출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유출의 액수는 크지 않을 것이며 기준금리 역전이 당장의 증시 하락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블룸버그통신
◇ “앞으로가 관건”...금리 인상 횟수와 속도에 주목
당장은 시장 예상과 맞아 떨어졌지만, 연준이 향후 금리 인상 횟수를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 증시에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예상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는 여전히 3회 인상이 유력하고 내년엔 기존 2차례에서 3차례로, 2020년엔 2차례 인상할 전망이다. 속도 조절하겠다는 느낌이 없지는 않지만, 최종 종착점(2020년의 기준금리)을 보면 과연 우리나라도 따라 올릴 수 있을 것인지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지어 연내 4차례를 올려야 한다는 FOMC 위원이 15명 중 7명이라, 하반기 들어서는 4회 인상이 유력해질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당초 예상보다 성장률은 좋지만 물가는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며 “연간 3차례 인상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내년에는 성장률과 물가 모두 예상보다 높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초 입장보다 금리 인상을 한 차례 늘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 비록 올해 점도표는 유지했지만 2019년과 2020년의 경우 GDP의 상향조정과 행보를 맞추며 각각 3차례 인상으로 높였다는 점 역시 경기확장과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대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된다”며 “결국 FOMC 성명서의 문구를 여기에 대입하면 연준은 앞으로 발표될 4~5월 물가지표 이후 인플레이션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르면 6월 이후 올해 점도표를 연 4회로 올리겠다는 심산”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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